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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일상

과연 게임의 영향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

by 자랑쟁이 200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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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게임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GTA 4라는 게임인데, 주인공은 러시아 마피아, 혹은 갱입니다. 게임의 주 목적은 범죄를 통한 목적달성인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했고,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요즘 많은 게임과 드라마의 소재는 '정의'의 편이건 '악'의 축이건 범죄에 관련된 소재를 아주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게임 시리즈들을 비롯하여 많은 이런 범죄 관련 소재를 다룬 게임과 영화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총기난사를 했던 사람들이 이런 내용의 게임, 영화류를 즐겨왔다는 내용의 보도가 많이 있기도 하고, 또한 그런 보도에 대해 '게임에게 탓을 돌리다니 무책임하다' '단순히 그거 봤다고 사람을 죽였다니 말이 되느냐... 그럼 나는 살인마 됐겠다'라는 류의 의견도 많았습니다. 

평소에도 '진짜 게임이나 영화가 범죄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뮤지코필리아'라는 책을 읽고 나서 다시금 자세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게임에 한정해서 논리를 펼쳐보자면, 사실 컴퓨터는 '시뮬레이션을 하는 기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세상을 많은 부분 시뮬레이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이라는 특징상 시뮬레이션을 오퍼레이팅 하는 사람은 어느 순간 현실과 '상징과 이미지'의 경계가 무너지고, 둘이 동일시 되는 상황이 오기 마련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기준이나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 이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현실로 돌아오기가 상당히 힘들어 지게 됩니다.

예전에 과학 잡지에서 읽은 내용으로는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기억을 변경 저장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실험대상에게 니가 어젯밤에 사람을 죽였다고, 한 사람이 거짓 이야기를 하면 반발을 하다가,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면 어느 순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고, 어느 한계를 넘어가면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하고, 심지어 살해했던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실험 대상이 그날밤의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즉 자신의 상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지 않으면 (예를 들어 취했었다던가) 더 빨리 최종 상황까지 도달한다고 합니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올리버 색스가 서술한 뇌 신경학 에세이로 대답을 할수 있는데, 인간은 뇌의 방어기제로 인해서 잊어버린 기억을 억지로라도 꿰어 맞추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전두엽(전두엽은 대략 1~2주 정도 기억을 했다가 잊어 버릴 내용을 저장하는 공간입니다) 손실로 인해서 단기기억이 손실된 사람의 경우 바로 얼마전의 기억을 유지 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이 리셋되는 순간 사람은 순간적으로 주변의 아주 작은 정보를 꿰어맞춰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구조적, 구체적 기억으로 복원해 내려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억이 초기화 되는 순간, 앞에 있는 사람이 볼펜을 들고 노트에 뭔가를 적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 자신을 취재온 기자, 혹은 주문을 받으려는 웨이터 이런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그게 아니라고 하면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또한 색스의 책에 의하면 사람이 환각을 보게 되는 경우는 보통 주변으로 부터 감각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을때 어느 한계점이 지나면 가짜 감각 정보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나타나게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고로 다리를 잃은 사람이 자신의 다리가 간지럽다고 긁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도 있죠)
역으로 사람이 환각을 항상 보지 않는 이유는 쉴새없이 주변의 감각정보를 습득하여 현실과 환각을 분별해 내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사람이 모든 감각정보를 게임으로 부터만 장시간 얻었을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억을 자신의 경험과 동일시 하고, 기억으로 저장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죠. 한때 유행했던 한 게임의 중독 증상 판단이라고 하여, '모퉁이를 돌때 한번에 돌지 못한다'라거나...)

이런 입장에서 보면 불특정 다수가 이런 게임이나 영화류가 계속해서 장시간 지속적으로 나오고 경험 및 시청하게 된다면,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게 될것이고, 결국 이것은 이런식의 범죄가 가면 갈수록 늘어날꺼란 결론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은 좀더 두고 봐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늘어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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