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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일상

카페 에스타비엔

by 자랑쟁이 2009.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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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에스타비엔



에스타비엔

얼마전 절친한 친구가 커피샵을 오픈했습니다. 미대를 가겠다고 제대하고 나서 편입 준비를 하면서 만난 친구이니, 이미 10년이 넘은 친구입니다. 꽤나 막역한 친구인데, 이렇게 나름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걸 보니 친구로서 뿌듯하기도 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친구의 커피샵에 들렸습니다.

'너무 약한거 아니야?'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커피를 한잔 드립해 주더군요. 커피의 향이 아주 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향임에는 틀림이 없었지요. 그래서 후르륵 한 모금을 입에 담았습니다.
거기서 느껴지는 첫 인상은 좀 '약하다'였습니다. 틀림없이 연한것은 아닌데 약한 느낌.
그런데 마시다보니 의외로 쓴맛이 적은것도 아니요, 향이 부족한것 도 아니고... 그만큼 좋은 맛은 잃어버리지 않았더군요. 그런 맛이 되려 더 매력적이고 산뜻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왠지 봄 같은 느낌? 그리고 이 커피맛이면 다른곳과 최소한의 차별화는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스타비엔 카운터

문외안이 전문가로.

친구가 여러가지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듣다보니 우리가 못만난 시간이 근 1년이 넘었는데, 친구는 나름 준비를 많이했더군요.

사실 그 친구는 커피를 잘 모르던 친구였습니다. 그야말로 달달한 '토핑'커피만을 좋아하는 그런 친구였죠. 이러던 친구가 어느날 커피를 팔려고 결심을 하니, 커피를 알려고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커피맛을 알려고 하루에 무려 커피 5잔 이상씩(최고 기록 30잔)을 마셔가며 공부(?)했고 공부하면 할수록 좋은 커피가 무엇인지 맛을 알게 되고... 지금껏 자기가 갔던 커피샵들의 커피맛이 어떤건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름 조언을 듣고, 스스로 내린 결론은 결국 '좋은 원두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원두를 얻겠다고 사방팔방 돌아다녀서 결국 강원도 유명 커피로스터에게서 원두를 제공받기로 했다고 하고.. 그래서 그 뒤로 드립 교육도 받고, 그쪽으로 부터 협력을 받아 커피점을 열게 되었다더군요. (사실 제가 아는 드립 방식에 비하면 좀 대충이라고 느껴지긴합니다만... / 드립시 커피 케잌을 만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친구에서 조언은 해주고 왔습니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나옴직한 노력을 다 했다는것이 놀랍기만 했습니다.

좋은것을 좋게 에스타비엔
에스프레소 추출용 머신도 상당히 고급을 사용하는데, 이 친구 말로는 '비엔 bien(good, well)'이 자기네 모토랍니다. 그런면에서 에스프레소 음료 (라테, 카푸치노 등)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지만, 손님에게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커피 추출방식은 드립인데 친구 말로는 자신이 드립을 선택한 이유는, 원두에 정말 자신이 있어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원두가 올해 1월에 수확한 햇콩(아하! 그래서 맛이 그랬던건가? 하는 생각도.. ㅋ)이라고 합니다. 그걸 3월초 로스팅해서 받은거죠.... 그리고 중간 중간 필요한 만큼 정기적으로 로스팅을 해서 받는다고 하고요.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는 빨리 원두 사가야 겠따!!! 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커피맛 강하게 내려면 태우면 되'

친구네 원두는 약배전에서 중배전 사이의 원두입니다. 그래서 덩달아서 약간 커피맛이 약하다.. 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결국 친구에게 조심스래 커피맛이 너무 약한거 아니냐... 라고 우려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친구왈 '커피맛을 강하게 내려면 원두 로스팅시 더 태우면 돼, 그런데 그러면 좋은 맛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돼. 비엔이 우리 모토니까. 좋은 맛을 내려고 태우진 않기로 했어' 친구가 이어 '사람들은 탄맛에 익숙해져 있지만, 지금 우리 커피가 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쓴맛이 부족하지도, 좋은 맛이 사라지지도 않았잖아? 좋은것은 언젠가 인정 받겠지.'라고 말하는데, 왠지 친구가 더 의젓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걱정이 있습니다. 친구가 개점한 곳은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그 주변에는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이 3개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과연 이 친구가 이 강력한 기업들을 이겨 낼 수 있을까요? 꽤나 크게 개점해서 월세도 장난이 아닐텐데요....

과연 좋은 맛이 상업성을 이길수 있을지... 아님 그냥 꿈으로 접어야 할지 친구로서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시나몬님의 의견에 따라 약도를... 로드뷰가 보고 있는 곳이 에스타비엔입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6분거리네요.

http://local.daum.net/map/index.jsp?cx=507933&cy=1118230&level=2&panoid=2343139&pan=288.29134411574506&tilt=16.878381714895525&map_type=TYPE_MAP&map_hybrid=false&map_attribute=ROADVIEW&screenMode=normal



*** 일전에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 본문 중간중간 '발제'를 했더군요. 그게 왠지 글에 호기심을 더하게 만들어서 저도 한번 시도해 봤습니다. ㅋ (괜히 전문 블로그들을 본것인지... 저도 꾸미고 싶다는 충동이 들더군요. -_-;;; 만약 이렇게 하는게 너무 시간 많이 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렵니다. 취미 블로그가 전문 블로그 따라가다 가랭이 찢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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