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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일상

나의 실수

by 자랑쟁이 2010.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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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거래처 중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그런 일이야 겪기 마련이지만, 그 거래처가 그다지 돈을 벌어다 주지는 못하지만, 앞으로의 사업적 포석을 위해서는 나름 중요한 곳 중에 하나였고, 클라이언트의 자세가 적극적이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여, 정말 ‘이 사람과 오래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 컸습니다.


결론적인 원인이야 모든 일을 컨트롤 했던 저 때문이긴 하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함이 남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실제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제가 협력업체로서 전에 다니던 회사를 선정 했는데, 회사의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협력 요청을 했었습니다. 그 규모로는 비용이 작은 일을 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 상황이었고, 거래처에서는 최대한 싸게 해야 하는 의무(혈세를 이용하니..)를 가진 ‘국가기관’이다보니 퀄리티 보다는 비용과 효율에 중점을 맞추고... 그러다보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용 때문에 조금씩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입장이 좀 난처해지기 시작해서,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로젝트에서는 그냥 제가 빠지고 협력업체에 일임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제 인건비만 빠져도 비용이 많이 낮아질꺼라고 계산을 한것이죠. 물론 업무도 그쪽에서 하는게 전혀 문제가 없는, 아니 되려 그쪽에서 하는게 유리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대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의 순서는, 최초에 제가 일임을 하면서 간단한 수정이 있을 것이다 정도로 전달한 실수가 있었으며, (나중에 보니 완전히 고치고 싶어했더군요.) 이것을 정말 제가 말한것만 고쳐서 (사실 디자이너라면 한번쯤 생각했어야 할 문제 였을수도 있는 문제인데..) 보냈고, 이것을 클라이언트가 보고 정말 신경 안쓰고 대충 했다라는 느낌을 받고 상당히 기분이 나빴던 것입니다. 이때 클라이언트가 협력업체에 전화를 했고 그것이 비용적인 문제로 결론이 나버리니, 얼마전 까지도 비용 때문에 고생이 많았던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비용이 너무 적으니 대충한거야? 정말 기분 나쁘네’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곳보다 저렴한 곳은 얼마든지 많으니까요... 물론 일반인이 보기엔 퀄리티의 차이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ㅎㅎ)


그리고 결국 클라이언트가 제게 간접적으로 ‘업무종료’를 선언한 것입니다.




사실 클라이언트가 제시했던 비용이 평범하게 월급생활을 하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절대 작은 돈은 아닙니다. 심지어 ‘겨우 그거 하는데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들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사실 그 업체 기준으로 보면 안하는게 나은 비용의 일이기도 하다는데 그 큰 갭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협력업체에서는 저와의 통화시에 ‘클라이언트가 화를 많이 내더라, 우리는 그일 안해도 그만이긴 하지만... 자랑쟁이님이 곤란해 지는거 아니냐’이라고 이야기하기 까지 했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정말 안타까운건, 만약 제가 조금더 적극적이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더 작은 업체를 협업체로 선정했다면 이런 비용적인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이번일도 제가 맡아서 책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것입니다. (안그래도 다른 협업체를 찾고 있기는 했습니다만, 아주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는데에는 그 책임을 피할수 없겠습니다.) 또한 큰 회사가 더 큰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설치물에 관해 미리 공부해 놓지 않았던 것... 등등...


결론적으로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건, 아직은 개인적으로 사업하기엔 많이 부족하구나, 내가 공부가 부족하구나... 라는 것이었고 전에 다니던 회사는 ‘회사’일 뿐이지 의리나 인맥 같은게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도 큰 착각으로, 결국 제가 기대했던 것은 어떤 회사에 희생을 요구한 것과 다름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공부 많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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