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어 수 : 3~5명
플레이 시간 : 약 90~120분
룰 난이도 : ★★☆☆☆
주 메커니즘 : 비대칭 추적(Asymmetric Hidden Movement), 변수 관리, 손재주 요소
특이점 및 재미요소
상자아이는 2016년 일본에서 처음 발표된 공포 테마 보드게임으로, 디자이너 고 에진(Go Ejin)이 일본 호러 특유의 정서와 숨바꼭질 구조를 결합하여 설계한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상자 속 여인’과 저택을 탐색하는 방문자들로 분리되며, 플레이는 이 비대칭 구도 위에서 전개된다. 게임의 기본 구조는 방문자가 저택 내의 각 방을 탐색해 탈출 또는 봉인을 시도하고, 상자 여인이 자신의 존재를 감춘 채 서서히 접근하거나 급습하는 흐름을 따른다.
이 게임의 인상적 요소는 테마와 규칙이 매우 직결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방문자가 방을 뒤지거나 문을 열 때 발생하는 소음이나 행동의 위험 요소가 실제로 플레이 분위기에 영향을 주며, 플레이어들이 말수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조용해지는 순간들이 연출된다. 규칙상의 ‘눈을 감고 기다리는 시간’이나 ‘물리적 타워를 쌓아야 하는 행동’은 보드게임 구성물 이상의 체감적 긴장을 유도한다. 공포 테마 보드게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손재주 메커니즘을 결합한 점은 디자인적 측면에서 흥미로운 접근으로 보인다.
게임의 배경 설정은 일본 괴담의 전통적 이미지들—폐가, 상자, 원혼—을 차용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여백을 통해 상상 여지를 남긴다. 서사 구조가 과감하게 비워져 있어, 플레이어가 각자 저택 내부의 상황을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구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비어 있는 서사가 플레이 과정에서 오히려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저택을 이동하는 방문자의 행동이 실제 폐가 탐색의 묘한 불안감을 재현하며, 상자 여인 역할을 맡을 때는 ‘보이지 않음’을 활용해 상대의 움직임을 조용히 조율하는 경험이 다른 게임의 추적 메커니즘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장점 및 단점
장점
- 테마-메커니즘의 밀착도
공포 테마와 게임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단순히 일러스트나 설정에 머물지 않고 실제 플레이 감정에 개입한다. - 비대칭 구조의 체험 차이
상자 여인과 방문자의 체험 방식이 분명하게 다르며, 역할에 따라 게임 흐름의 감각이 크게 달라진다. 반복 플레이 시 같은 게임이더라도 전혀 다른 체험이 된다. - 손재주 요소의 독창적 결합
타워 구성 등 물리적 요소가 기계적 전략 게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종류의 긴장을 제공한다. - 적당한 난이도와 규칙 복잡도
룰 난이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있는 경험을 만들기 때문에, 전략 난이도 대비 체험적 몰입이 크다.
단점
- 전략적 깊이의 한계
추적 및 탐색 구조가 테마 중심이기 때문에, 전략적 계산이나 복잡한 엔진 구성을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다소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손재주 요소의 호불호
테마 몰입을 위해 삽입된 물리적 요소가 오히려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재주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플레이어에게는 집중 흐름을 깨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 플레이 시간 대비 반복성
게임이 비교적 긴 편이며, 진행 구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는 전개가 늘어진다는 인상이 생긴다.
게임이 어울리는 상황
이 게임은 테마 경험을 중심에 두는 플레이 환경에서 가장 적합하게 작동한다. 조명이 낮고 외부 소음이 적은 장소에서 플레이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며, 플레이어들이 규칙 이상의 역할 배경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상황일수록 몰입력이 상승한다. 전략적 최적화보다는 경험·심리적 긴장을 중시하는 플레이 그룹에서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가족이나 어린이 중심의 캐주얼 모임에서는 공포 테마와 정적 분위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총평
상자아이는 공포 테마의 몰입을 가장 중요한 축으로 삼는 보드게임으로, 비대칭 구조와 체감적 긴장 요소를 결합해 다른 게임과 구분되는 독자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략적 깊이가 주된 가치인 게임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폐가 탐색이라는 주제를 플레이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디자인적 완성도가 높다. 개인적으로는 규칙 자체보다 분위기와 체감 경험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으며, 특정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 매우 선명한 긴장감을 구현해내는 게임이라고 판단된다.
- 본 글은 보드게임의 룰을 알려주기보다는, 플레이 시 재미의 포인트, 플레이할 때 초보자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 등. 보드게임 룰 외의 주관적인 평들을 간략하게 다뤄, 게임의 구매 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 개인적으로 보드게임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요소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 그리고 미완성된 게임이 아닌 이상 재미없는 게임은 없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한다는 점은 참고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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