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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일상

미안함.

by 자랑쟁이 200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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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내'(저번주에 관면혼배를 올렸기에 종교적으로 아내가 맞지요. 아직 식장에서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뿐이지.. 결국 저희는 두번 결혼하는 꼴이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음주일에 있을 결혼식은 예상보다 덜 긴장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 혼인신고는 신혼여행 다녀와서 하기로 했습니다. ^^)를 출근시켜주고, (저희집과 아내의 회사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만 (약 3킬로 미터 정도...) 교통이 정말 애매한 관계로.. (집과 회사 사이에 청와대와 경복궁이 가로 막고 있지요..)보통 오전에 차로 아내를 출근시켜주고 집에 들어와 설겆이 꺼리등을 정리한후 저도 출근을 합니다. 물론 그것은 출근 시간의 시간차가 1시간 가량 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만....

오늘 오전에도 그렇게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부터 꽤 한참을 나와서 휴대전화를 두고 나온걸 깨달았지요. 꽤나 늦은 상태였기 때문에 급하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집에 제가 오전에 뒀던 휴대전화를 놔뒀던 자리에 휴대전화가 없더군요.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찾았습니다. 행여나 오늘 전화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간절하게 찾았습니다만, 출근시간을 많이 넘겼기에 어쩔수 없이 휴대전화 없이 출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출근해서 업무 준비를 하면서, 아내에게 네이트 온에 접속해서 휴대전화 못봤냐고, 그거 없어져서 엄청 찾고, 심지어 출근하다가 돌아오기 까지 했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차에 음료 컵 꽂이에 놔뒀는데..'라며 많이 미안해 하더군요.

사실 그 순간 저는 일종의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찾은것 하며... 내 기억력을 탓한거며... 결국 회사에 크게 지각한것까지.... 모두 내 잘못이 아니라 누군가 내 습관에 끼어들었다는것.. 즉 남의 탓이라는 것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 저는 깊이 생각도 안하고 '지금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는데... 미치겠네. 알았어... 신경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테니'라고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후회의 마음이 그지 없이 밀려왔습니다. 물론 눈치를 봤을땐 맘 상하거나 한것 같지는 않지만... 아내는 틀림없이 제가 그렇게 많이 휴대전화를 찾았던것 때문에 틀림없이 미안했을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혹시나 하고 나를 생각하는 마음에, 그 바쁜 시간에 제 휴대전화를 챙겨준 마음을 고마워 했어야 했음에도 그러지 않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들은 뒷전으로 한채, 지금 제 마음만 짧은 표현으로 뱉어 버리고 말았으니 말이죠...

이 사건으로 꽤나 많은것을 느꼈습니다.

1. 둘이 사는 것은 서로의 삶의 패턴을 이해해야 하는 꽤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2. 상대방이 실수를 했을때는 그 결과보다 그 의도를 보고 평가를 해야 한다.
3. 말을 뱉기 전에 내 스스로를 편한 마음으로 만들고 나서야 비로서 뱉어야 한다...

는 것이었지요.


정말... 이제 둘이 결혼해서 살게 되는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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